반짝할 일도 없이 사라져 버리는 영화가 많은 요즘, 실패할 확률이 거의 없는 장르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뮤지컬 영화다. 한편의 뮤지컬을 밖에 넓게 펼쳐 놓은 듯한 뮤지컬 영화는 지금껏 전세계 수많은 관객들을 매료 시키며 흥행 행진을 기록해 왔다.




최근 개봉한 뮤지컬 영화 ‘LaLa Land’는 `Dream Girls`, `Hairspray`, `맘마미아`, `레미제라블` 등 흥행 대작 뮤지컬 영화들의 계보를 이어가며 ‘뮤지컬 영화=대 흥행’이라는 흥행공식을 다시 한번 증명해 보였다. 아름다운 영상, 뮤지컬을 보는 듯한 아름다운 노래와 춤, 디테일한 스토리와 감정 등 라라랜드는 모든 볼 거리와 들을 거리를 충족하는 최고의 뮤지컬 영화로 호평을 받으며 전 세계의 극장가를 단번에 사로잡았다.


Ryan Gosling, Emma Stone - City Of Stars (LaLa Land)

뮤지컬 영화의 시작은 지금으로부터 약 90년이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27년은 이제 막 유성영화가 생겨난 시기로 이 때 개봉하는 대부분의 영화들이 무성영화였다. 무성영화의 시대 막바지였던 그 1927년에 개봉한 ‘The Jazz Singer’는 무성영화 위에 오디오 트랙을 올린 색다른 시도의 영화로, 뮤지컬 영화의 시발점으로 기록된다. 배우들이 하는 대부분의 대사가 무성이지만, 몇몇 대사들과 노래 부르는 장면들이 유성으로 구성되어 당시에는 엄청나게 센세이션한 작품이었다. 이후, 점차 유성영화가 대중화 되면서 ‘Top Hat’(1935), ‘Shall We Dance’(1937) 등의 뮤지컬 영화들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았다.

1965년에 개봉한 영화 ‘The Sound Music’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을 것이다. 피도 눈물도 없을 것 같은 폰트랩 대령과 군인처럼 각 잡힌 생활에 길들여진 그의 아이들에게 수녀 견습생인 말괄량이 마리아가 가정교사로 오면서 일어나는 변화와 로맨스가 주 내용인 이 영화가 영화사에 길이 남는 고전으로 자리잡은 것은 단지 그 진부한 내용 때문이 아니다. 광활하고 아름다운 알프스를 배경으로 흘러 나오는 아름다운 노래들이 바로 이 영화를 전설로 만들어 준 키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영화와 동명인 노래 ‘The Sound Of Music’을 비롯해, ‘도레미송’, ‘My Favorite Things’ 등 우리가 지금도 많이 듣고 부르는 그 노래들이 ‘The Sound Of Music’의 OST들이다.



The Sound Of Music Do-Re-Mi Song (The Sound Of Music)

영화 ‘물랑루즈’와 ‘시카고’는 뮤지컬 영화의 매력을 극대화한 영화로 손꼽힌다. 화려한 영상과 함께 영화보다는 연극의 등장인물 같은 범상치 않은 극단적 캐릭터, 영화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극적인 전개로 영화 상영시간 내내 지루할 틈이 없다. 두 영화 모두 사운드 트랙 대부분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그 중에서도 물랑루즈의 삽입곡 ‘Lady Mamalade’는 영화 개봉과 함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1974년 여성 트리오 ‘Labelle’의 히트곡인 ‘Lady Mamalade’를 리메이크한 Christian Aguilera, Lil Kim, Pink, Mya의 버전이 OST에 수록되어 빌보드 차트 5주 연속 1위의 영광을 거머쥐었다.



Christian Aguilera, Lil Kim, Pink, Mýa - Lady Mamalade (물랑루즈)

물랑루즈와 시카고에 비해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배경과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부담없는 뮤지컬 영화들도 물론 많이 있다. 영화 OST계보다 오디션 계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는 비욘세의 ‘Listen’과 Jennifer Hudson의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 등이 삽입 된 영화 ‘Dream Girls’, ABBA의 대표곡들로 전체 영화의 흐름이 구성된 영화 ‘맘마미아’, 한편의 뮤지컬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알록달록 귀여운 영화 ‘Hairspray’등 많은 뮤지컬 영화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내용과 노래들로 흥행에 성공했다.


Jennifer Hudson - And I Am Telling You I`m Not Going (Dream Girls)

빅토르 위고의 소설에서 뮤지컬을 거쳐, 커다란 스케일의 뮤지컬 영화로 발전한 영화 레미제라블은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독특한 송스루 형식을 그대로 살려 제작되었다. 송스루형식이란 대화없이 노래로만 이어지는 형식의 뮤지컬로 영화 레미제라블 역시 같은 구성이다. 레미제라블은 불평등, 부조리 등과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어느 시대건 엄청난 공감대를 유발해 많은 사람들의 심장을 뭉클하게 만드는 영화다. 민중의 노래로도 불리는 ‘Do You Hear The People Sing?’ 속 민중의 합창은 비장한 영상과 더불어 영화 속 최고의 장면과 노래로 손꼽힌다.


Les Miserables Cast -Do You Hear The People Sing? (레미제라블)

뮤지컬 영화만큼 우리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장르가 바로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대표되는 이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시작은 뮤지컬 음악 감독겸 작곡가였던 Alan Menken과 작사가 Howard Ashman이 디즈니 픽쳐스와 손을 잡으면서부터 시작되었다. 이전에 이미 뮤지컬 영화 ‘Little Shop of Horrors’를 통해 뮤지컬 영화의 작곡가와 작사가로 인정을 받은 Alna Menken과 Howard Ashman은 디즈니와 함께 처음으로 작업한 ‘인어공주’를 통해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자신들의 르네상스 시대는 물론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장을 새롭게 열었다. 이후, 디즈니 픽쳐스와 디즈니 픽사로 이어지는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지금까지도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명가로 손꼽히고 있다. 물론, 잠시 주춤하던 때도 있었지만 겨울왕국과 그 OST ‘Let It Go’의 대 히트로 다시금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Jodi Benson - Part Of Your World (인어공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슬픔은 혼자 속으로 삼키고, 기쁜 것을 모두 표현할 수 없는 조용한 세상이지만, 뮤지컬 영화의 세상에는 매 순간, 매 감정마다 춤이 있고, 노래가 있다. 그것이 바로 관객들이 뮤지컬 영화에 빠져들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