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 같은 인디음악, 그래서 아름답다.

2017.02.03 들꽃 같은 인디음악, 그래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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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모를 들꽃도
잘 알려진 꽃도
꽃이라서 아름답다.
너는 너대로 아름답다.
- 이성진 `들꽃`


그간 인디음악은 마이너 음악이라는 오해 아닌 오해에 사로잡혀 있었다. 치밀한 계산아래 철저하게 대중 중심으로 만들어져 막강한 자본력으로 화려하고 친숙하고 대중에게 접근하는 대중음악과 다르게, 인디음악은 아티스트 중심인데다, 적은 규모의 자본으로 만들어지는 음악이다 보니 여러가지 면에서 대중과의 거리감이 멀 수밖에 없었다. 마치 이름 모를 들꽃처럼 생소했던 인디음악에 대한 인식이 최근, 바뀌기 시작했다. 인디음악이 마이너 음악과 같은 맥락이 아님을 대중들이 드디어 인식하기 시작하면서 음원차트 상위권에서 인디음악을 찾아 보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되었다. 장기하와 얼굴들, 10센치, 데이브레이크 등을 시작으로 스탠딩 에그, 볼빨간사춘기까지 인디밴드와 인디음악의 입지가 넓어지고 있다.

10센치 – 스토커





지난 2016년은 유난히 인디음악이 강세를 보인 한 해였다. 날도 공기도 좋은 봄에는 인디음악계에서 이미 메이저급으로 자리잡은 10센치의 ‘봄이 좋냐’가 음원 공개와 동시에 음원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고, 뜨거웠던 여름에는 스탠딩에그의 ‘여름밤에 우린’은 공신력 있는 음원 차트에서 장기간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가을부터는 볼빨간사춘기가 ‘우주를 줄게’로 그야말로 열풍을 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바닐라어쿠스틱, 옥상달빛, 로코베리 등 이미 높은 인지도를 자랑하고 있는 인디밴드들은 드라마 OST에 가창이나 작사, 작곡에 참여해 많은 사랑을 받기도 했다.


볼빨간사춘기 – 우주를 줄게


인디음악과 대중 간의 거리의 폭이 좁아지기 시작한 것은 디지털 음원 시장이 발전하면서부터다. 큰 자본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음악은 대중의 취향에 맞추지 않을 수가 없기 때문에 유행에 따라 흘러가지만, Independent Music(독립음악)의 뜻을 가진 인디음악은 말그대로 자본으로부터 독립되어 있기 때문에 대중의 취향보다 자신들의 음악 세계와 색깔을 내세운 음악을 할 수 있다. 소규모의 자본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음반시장에 발을 들이기가 힘들었던 인디음악은 디지털 음원이 본격적으로 성행하면서부터 비로소 활발하게 음원을 발매할 수 있게 되었다. 인디밴드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음악을 들려줄 수 있게 되고, 대중은 굳이 홍대입구역의 어마어마한 인파를 뚫고 클럽에 가지 않아도 인디음악을 편하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디지털 음원시장과 더불어 YouTube와 같은 동영상 UCC사이트의 활성화는 인디밴드와 대중이 더욱 가까워지는 계기가 되었다. 많은 인디밴드들이 동영상 사이트에 자신들의 채널을 만들어 정식으로 발매된 음원 외에 미공개곡을 영상으로 공개하기도 하고, 합주 영상, 무대 영상을 업데이트 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뚜렷한 음악색깔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있다. 인디밴드 디하이트는 아이돌노래를 밴드 버전으로 커버해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걸그룹의 노래들을 커버한 영상들이 조회수 20만에 육박하며 많은 관심을 모았다.


디하이트 - Problem X Like A Cat(사뿐사뿐)



인디음악에 관한 관심도가 점점 높아짐에 따라 차트 역주행하는 음악들도 생겨나고 있다. 신현희와 김루트의 ‘오빠야’는 인터넷 방송의 유명 BJ가 부른 버전이 화제가 되면서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했다. ‘오빠야’는 2015년 2월에 발매된 곡으로 2년만에 차트 100위권에 진입하더니, 1주일도 채 되지 않아 50위, 30위권으로 거뜬히 진입하며 초고속 역주행을 이루었다. 신현희와 김루트 뿐만 아니라 많은 인디밴드들이 예상치 못한 계기로 입소문을 타고 역주행하는 일이 최근 종종 일어나고 있다.



신현희와 김루트 – 오빠야


막강한 자본이 없더라도, 유행을 쫓지 않아도, 좋은 음악은 좋은 음악이기 때문에 사랑 받는 것이다. 대중의 입맛대로 맞춰 바꾸지 않는 인디음악은 인디음악대로 아름답다. 이성진 시인의 시 ‘들꽃’처럼 말이다. 인디음악이 더 이상 마이너라는 오해를 받지 않고, 더욱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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